출처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1/08/02/IIOVKXI52JGBDJXPQWSED3CKJQ/
전 세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이 이번 주중 2억명에 도달한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 추이를 보면, 한국 시각으로 이르면 3일 밤, 늦어도 5일 세계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2억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2019년 12월 31일 중국 우한에서 첫 환자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이후 1억명이 되기까지 392일 걸렸다. 하지만 1억명이 2억명으로 늘어나는 것은 190일(4일 도달 기준)밖에 걸리지 않게 된다. 추가로 1억명이 감염되는 기간이 첫 1억명 때의 절반밖에 안 될 정도로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별 확진자는 1일 오후 3시(한국 시각) 기준으로 미국(3574만명), 인도(3165만명), 브라질(1991만명) 순이다. 이 3국에서 전 세계 확진자의 44%가 나왔다. 코로나 누적 사망자는 1일까지 423만명에 달한다. 발병 후 세계 각지에서 매일 7305명씩 숨졌다는 의미다. 사망자도 미국·인도·브라질 3국에서 전체의 38%가 집계됐다.
코로나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지만 백신 접종은 선진국 중심으로 일부에 집중되고 있다. 옥스퍼드대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일까지 한 번이라도 백신을 맞은 사람은 22억명으로 세계 인구의 28.2%에 그친다. 10명 가운데 백신을 구경도 못 해본 사람이 7명이 넘는다. 전체 국민 중 백신을 한 번 이상 맞은 사람의 비율은 캐나다 71.4%, 영국 68.9%, EU 59.1%, 미국 57% 등에서 높지만, 아프리카에서는 전체 주민의 3.5%만 접종해 극심한 백신 기근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백신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가 최근 유럽연합(EU)과의 계약을 통해 백신 가격을 각각 4분의 1 이상, 10분의 1 이상 올렸다고 보도했다. 델타 변이 확산과 부스터 샷(3차 접종)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국제적 선호도가 높은 두 제품의 가격이 오른 것이다. 이번 가격 인상이 향후 우리 정부의 백신 구매 계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향후 코로나 바이러스 대처는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인도발 변이)와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30일 화상 브리핑에서 “세계 거의 모든 지역에서 최근 4주 사이 (그 이전 4주와 비교해) 코로나 감염자가 80% 증가했다”며 “이 같은 증가는 적어도 132국에서 발견된 델타 변이가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국립고등보건연구소가 7월 20일 집계한 확진자 중 94.8%가 델타 변이 감염자로 확인되고 영국 보건 당국도 확진자의 90% 이상이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고 밝히는 등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가 지배종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한다.
뉴욕타임스·CNN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델타 변이가 수두만큼 전염성이 강하고 더 심각한 질환을 유발한다”고 보도했다. CDC 보고서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수두 바이러스처럼 환자 1명이 평균 8~9명을 감염시킨다. 초기 바이러스가 환자 1명당 평균 2명을 감염시킨 것보다 확산 속도가 4배 이상이 됐다는 뜻이다. CDC는 전염성으로만 보면 델타 변이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에볼라, 천연두 등보다 강하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델타 바이러스에 대항하려면 현재까지는 백신 접종이 최선이라고 말하고 있다. 마이클 라이언 WHO 집행이사 겸 긴급대응팀장은 30일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승인된 모든 백신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입원까지 가지 않도록 (인간을) 의미 있게 보호한다”고 했다. CDC는 백신을 맞으면 사망 확률은 10분의 1로 줄어들고, 감염 확률은 3분의 1로 감소한다고 밝혔다. WHO는 저개발 국가에 백신을 기부해달라며 선진국들에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