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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미동맹70주년 기념 백선엽 장군 추모 음악회를 가다

Updated: Jun 25, 2023



물망초합창단 등 백선엽장군추모음악회에 참여한 공연팀이 무대에 함께 올라 피날레를 부르는 모습. 사진/백서스미디어

대한민국 최초의 육군 대장인 전쟁 영웅 백선엽 장군은 지난 2020년 7월 10일 하늘의 별이 되었다. 이번 해는 그의 3주기를 맞이해 추모음악회가 열렸다. 3월 23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중구 영락교회 베다니홀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번 추모음악회는 특별히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며, 세계 64개국이 참전한 6.25전쟁을 승리로 이끈 백선엽 장군의 영웅성을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마련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관객들이 하나 둘씩 모이더니 객석 1500석을 가득 채웠다. 영락교회 베다니홀 공연 전석이 만석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영락교회 베다니홀을 가득 메운 관람석의 모습. 사진/백서스미디어

음악회를 준비한 백선엽 기념 사업회에 따르면, 이번 추모음악회는 스토리 있는 영상과 음악 공연으로 구성됐다. 백선엽 장군의 발자취를 주제별로 구성해 스토리가 있는 영상과 음악 공연을 결합했다. 백선엽 장군의 업적을 알리고 감동을 주자는 취지다.

공연 내용은 다음과 같이 총 5개 주제로 구성됐다.

제 1주제 (영웅): 다부동 대첩에서 나라를 구한 영웅

제 2주제 (동맹): 한미 상호방위조약 태동을 견인한 주인공

제 3주제 (선각자): 대한민국 부흥(박정희 소령 구출 등)을 이끈 선각자

제 4주제 (선봉장): 대한민국 ROTC제도를 도입한 강군 육성의 선봉장

제 5주제 (믿음): 선한 리더십과 믿음의 지휘관"



석성환 지휘자와 솔리데오남성찬양단. 사진/백서스미디어

공연은 솔리데오합창단을 주축으로, 백선엽 장군의 친조카인 메조소프라노 백남옥 교수, 대한민국 휠체어합창단, 탈북여성으로 이뤄진 물망초합창단, 한미연합사령부 소속 현역 한국계 미국인 목사 등 의미 있고 이색적인 출연진들이 다채로운 곡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이번 음악회의 부제이기도 한 ‘하늘의 별이 되어’(작사 한규성, 작곡 임긍수)라는 곡이 ‘백선엽장군가(歌)’로 헌정됐다. 기도와 애국가 제창으로 시작을 알렸다.




5가지 주제로 상영된 2분짜리 영상은 백선엽 장군의 주요 업적을 담아냈다. 관객들은 영상을 시작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시청했다. 첫 번째 영상은 비교적 잘 알려진 다부동 전투다. 백선엽의 장군돌격 장면에서는 모두가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 "제군들, 나를 따라 공격한다. 내가 후퇴하면 나를 먼저 쏴라! 농민군 수준의 8000명의 인원으로 2만 7000여명의 북한군을 막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백선엽 장군은 허리춤에 있던 권총을 빼 들고 고지로 향해 돌격하기 시작했다. 결국 대대는 삽시간에 고지를 탈환하고 북한군 전차 14대를 격파하는 등 대승했다. 6.25 전쟁당시 바람 앞에 촛불처럼 꺼질 것 같았던 대한민국을 낙동강 전선에서 구한 백선엽 장군의 유명한 일화이다. 또한 한국이 낳은 세계전사상 최후의 장군 돌격이기도 하다.





영상이 끝나고 아름다운 추모 공연이 이어졌다. 솔리데오남성찬양단의 '믿는 사람들은 군병 같으니'로 무대를 장식한 후, 한복을 입고 나오신 백선엽 장군의 친조카(백인엽 장군의 딸) 백남옥 선생님의 '비목 &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를 솔로로 이어 나갔다. 백남옥 소프라노가 백선엽 장군의 친조카라는 안내 멘트가 나올 때 관객들로부터 탄성 소리가 흘러나왔다.





두번 째 주제 영상은 오늘날까지 이르는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태동을 견인한 백선엽을 다뤘다. 1953년 당시 미국은 북진통일을 강하게 주장하던 이승만 대통령과 달리 휴전을 원했기 때문에 백선엽 장군을 백안관으로 초청해 휴전협정을 논의했다. 백선엽 장군은 미국에서 오랜 벗인 미국 제 7함대 5순양함 사령관 알레이 버크를 만났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지 않으면 미군이 철수 한 후 또 다시 전쟁이 발생할 것이오. 이번 기회에 반드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으시오!” 백 장군은 귀국을 잠시 멈추고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만나 한미상호방위조약의 필요성을 강하게 요청했다. 그러나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상호방위조약은 서로에게 주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한국은 미국에게 줄게 없다고 말할 정도로 단호하고 확실하게 거절했다. 하지만 백선엽 장군의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에는 이승만 대통령에 의해 완성된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되었다. 전쟁의 아픔 속에서 어렵게 얻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오늘날까지 이르는 한미동맹의 기초가 됐다.




이어진 공연에서는 주한미군 마틴 조와 데이비드 고 듀오가 아가페앙상블 팀이랑 함께 미국 국가를 불렀다. 미국 국가가 연주되자 모든 관객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일어서서 미국 국가를 따라 불렀다. 애국가를 부를 때처럼 관객들의 자세가 엄숙했다. 이어 육사신우회의 십자가중창단이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를 불렀다. 4명의 목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세 번째 영상에서는 백선엽 장군이 박정희 대통령을 구명한 이야기를 담았다. 백선엽 장군의 박정희 구명 이야기는 잘 안 알려진 이야기다. 1949년 박정희는 남로당 군사책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일반 사형수의 모습과 달리 의연한 모습으로 백선엽 장군에게 간청하였고 백선엽 장군은 흔들림 없는 박정희의 모습에 구명을 결심했다. 백선엽에 의해 목숨을 구한 박정희는 또 한번 백선엽에 결정적인 도움을 받는다. 1959년 과거 좌익활동 이력으로 소장 진급이 무산될 위기에서 백선엽 장군은 박정희의 애국심과 인물 됨됨이를 보증해 진급시켰다. 박정희가 후에 대통령이 됐을 때 중화학공업 중심의 경제발전 계획을 제안했던 것도 백선엽이었다. 1974년 지하철 1호선을 들여오는 역할도 했다. 백선엽 장군은 대한민국 선진화의 숨은 주역이었다.




세번 째 주제 영상이 끝나고 임청화 소프라노가 태극기 문양의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새 시대의 국민찬가’가 울려펴졌다. 강렬한 느낌의 드레스처럼 그의 목소리도 강렬하고 웅장했다. 공연을 마치고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휠체어합창단원들이 다음 순서를 준비하는 동안 ROTC중앙회장 한진우 회장과 전 국방부 장관과 안기부장을 지낸 권영해 전 장관님의 인사말이 있었다. 권영해 장관은 “한미동맹 70주년 및 백선엽 장군의 추모음악회에 오신 분들의 애국심과 신앙심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권영해 전 국방부장관. 사진/백서스미디어

“6.25전쟁을 통해 군인과 민간인 합쳐서 약 300만 명이 사망했는데 남한을 침공한 북한은 영웅칭호를 받은 자들이 수많이 널려 있는 반면, 왜 우리 대한민국은 영웅으로 칭송받아 마땅한 분들이 영웅 칭송은 물론 북한하고 비교되는 대접을 받습니까. 3년 전 백선엽 대장님이 서거하실 때 동작 현충원, 대전 현충원 전부 다 안 된다고 방해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그분과 그분처럼 이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게 해야 할 도리를 갖추지 못한 모습입니다. 우리는 이번 추모음악회를 통해서 잠잠히 돌이켜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웅이 있어도 발굴하지 못하고 추앙하지 못하고 존경하지 못하면 과연 우리는 추모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그래서 흔히들 국민이 영웅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영웅이 나라를 지킨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 하늘의 별이 된 백선엽 대장님을 추모하는데 과연 별은 혼자서 빛날까요? 별은 혼자서 빛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별이 하나가 되어 빛나는 것입니다.”




권영해 전 장관의 인사말이 끝나고 대한민국 휠체어합창단원들의 합창에 이어 손호용 씨의 클라리넷 연주, 그리고 연세장로찬양단이 'You raise me up' 공연과 함께 3 주제가 끝났다.




네 번째 영상의 주제는 선봉장. 미국의 ROTC 제도를 들여온 백선엽 장군의 일화를 담았다. 백선엽 장군에 의해 탄생한 ROTC는 안보적으로나 정치·경제적으로도 매우 어렵고 혼란스러웠던 대한민국의 주춧돌 역할을 했다. 1963년, ROTC 1기가 16개 대학 2643명이 대한민국 최초로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대학을 졸업한 문무 겸비의 1기생들은 현역 시절에는 국가안보의 일선에서 호국의 간성으로, 또 월남전에 참전해 혁혁한 전과를 달성했고 전역 후에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끌었다. 60년 동안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에 육박하는 경제대국이 됐고 군사력에서도 세계 5위에 이르는 안보대국이 됐다.




이어 탈북여성들로 구성된 물망초합창단이 나와서 '내 나라 내 겨레여'를 불렀다. 물망초 꽃말은 "나를 잊지말아요"이다. 물망초합창단의 공연은 앵콜 요청이 연신 나올만큼 관객들에 큰 감동을 줬다. 테너 김동청, 테너 김정규 듀오로 '청산에 살리라' 그리고 솔리데오여성합창단의 '주여 들으소서'를 불렀다.



마지막 영상의 주제는 믿음이다. 백선엽 장군은 항상 주님께 기도하며 주님과 동행하는 사람이었다. 드림오카리나앙상블은 다른 팀들과 다르게 오로지 악기로만 공연을 보여줬다. 생소한 악기여서 그런지 소리는 독특하지만 곡은 교회 다니시는 분들이라면 거의 다 아는 찬송가인 '주는 저 산 밑에 백합'을 보여주었다. 이어서 솔리데오장로합창단이 이날 음악회의 부제'하늘의 별이 되어'(한규성 작사/임긍수 작곡), 강하고 담대하라를 불렀다. 여기서 '솔리데오'의 뜻은 '오직 주님만'이라는 뜻이다. 골리앗을 무찌른 다윗은 하나님이 선택하신 믿음의 사람이다. 그런 믿음의 길을 걸으신 백선엽 장군을 추모하는 음악회에 딱 알맞는 뜻이였다. 마지막은 모든 출연팀, 모든 회중이 다함께 '희망의 나라로'를 부르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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